에어컨을 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청소를 하려고 먼지 필터를 빼는데 아래쪽에 송풍기 팬이 너무나 더러워 보였습니다. 청소 업체를 알아보니 이미 에어컨 청소 성수기가 시작되었더군요.
머 비수기에는 에어컨 청소를 해야겠다는 생각 자체를 못하니까요. 일단 가격을 알아보니 벽걸이 에어컨 기준으로 비수기에는 6만 원 정도라는데 성수기에는 제가 있는 지역 기준으로 7만~9만 원 정도였습니다. 예약을 하려고 하니 일주일 정도 걸린답니다. 당장 에어컨을 틀고 싶은 마음에 직접 송풍기 팬까지 분해해서 청소하는 걸 도전했습니다.
일단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분해는 생각보다 쉽지만 내부 세척이 까다로워서 업체에 맡기는 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지금이라도 셀프로 내부 청소하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생각을 바꿔서 업체에 맡기는 걸 추천드려요.
제품은 LG 휘센 듀얼 인버터 벽걸이 에어컨으로 모델명은 SQ09B9JWBS입니다. 9평형 제품으로 LG 인버터 제품들은 모델명이 달라도 제품 모양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분해하는 방법은 거의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LG 벽걸이 에어컨 분해
준비물 : 장갑, 드라이버
에어컨 분해 전에 가장 먼저 전원 코드를 빼주세요. 그 외에는 장갑과 드라이버만 있으면 준비는 끝납니다. 작은 드라이버도 있으면 좋습니다.
1. 먼지필터 제거
가정에서 쉽게 분리해서 청소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LG 인버터 제품은 상단 전체가 먼지 필터로 되어 있고 붉은색 부분을 누르면 후크를 쉽게 분리할 수 있습니다.
다시 조립할 때는 뒤쪽에 홈 부분이 여려 군데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맞춰서 끼워 주시면 됩니다.
2. 하단 케이스 분리
LG 인버터 벽걸이 에어컨 케이스는 상단과 하단 2개 파츠로 되어 있습니다. 가장 먼저 하단 케이스를 분리해야지 상단 케이스를 분리할 수 있습니다.
빨간색 원으로 표시된 부분을 당기면 후크가 분리가 됩니다. (참고로 실제 작업할때 전원 코드는 빼고 했습니다.)
파란색 원으로 표시된 모서리 부분을 손으로 당기거나 스크래치가 나는 것이 상관없다면 일자 드라이버를 이용해서 홈 부분을 눌러주면 쉽게 분리가 됩니다.
조립 시에는 안쪽의 홈 3군데에 걸쇠를 맞춰서 끼워 주시면 됩니다.
3. 상단 케이스 분리
빨간색 원으로 표시된 나사 2개를 풀어줍니다. 파란색 부분에 보시면 후크가 있는 위치라고 케이스에 화살표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상단 케이스 끝을 잡고 당기면서 후크 부분을 손으로 당겨주시면 되는데 여기도 일자 드라이버를 이용하면 편합니다.
빨간색 원으로 표시된 부분이 후크가 있는 부분입니다. 후크가 분리가 되면 상단 케이스를 위로 들어 올릴 수 있습니다.
상단 케이스도 뒤쪽에 홈 부분이 여러 군데 있기 때문에 조립 시에는 잘 맞춰서 넣어주셔야 합니다. 상단 케이스 뒷부분이 잘 안 보이기 때문에 조립 시 은근히 귀찮은 부분이에요.
4. 드레인판 분리
드레인판은 에어컨에서 나오는 물을 받아서 배관으로 흘려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배관이 연결되는 부분이 양쪽에 있으며 에어컨 설치 위치에 따라서 한쪽만 배관에 연결되고 연결이 안 된 쪽은 고무패킹으로 막혀있습니다.
분리 전에 배관이 연결된 위치를 확인합니다. 파란색 화살표가 배관 연결 부위고 저희 집은 오른쪽에 배관이 연결되어 있네요. 빨간색 원의 나사를 2개 풀어주고 가운데 후크도 분리합니다.
드레인판의 양쪽을 잡고 원을 드리듯이 아래쪽으로 당겨주면 되는데요. 배관이 연결된 쪽은 잘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분리 전 빨간색 박스 부분의 전원 커넥트를 먼저 분리해 주세요.)
드레인판에 전원과 모터 연결 케이블이 있어서 분리 전에 필히 먼저 분리해야 합니다. 케이블 커넥터는 빨간색, 검은색으로 되어 있어서 조립 시 같은 색상끼리 연결하면 됩니다.
드레인판 오른쪽이 배관에 연결되어 있어서 잘 움직이지 않는데요. 배관을 살짝 당겨서 드레인판을 확실히 분리해 줍니다. 인버터 제품은 배관도 나사로 연결되어 있어서 작은 드라이버가 있어야 풀기 쉽습니다.
드레인판을 살짝 당겨서 빨간색 부분의 나사를 제거하고 배관을 분리해 줍니다.
5. 전원, 모터 분리
드레인판에 전원과 모터가 달려있어서 세척하려면 분리를 해줍시다.
전원 기판은 빨간색 부분의 후크를 살짝 당겨주면서 일자 드라이버로 올려주면 쉽게 제거되며 케이블을 홈에서 조심스럽게 떼어내 주세요.
모터도 빨간색 부분의 나사 2개를 풀어주면 쉽게 제거되며 모터 축의 모양이 원형이 아니라 타원형 모양이기 때문에 조립 시 모양에 맞춰서 넣어주시면 됩니다.
날개 부분은 분리를 안 해도 청소할 수 있지만 분리를 하려면 빨간색 화살표 방향으로 걸쇠 부분을 살짝 당겨주면서 빼내면 됩니다. 잘못하면 부러질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제거를 안 해도 될 것 같네요.
6. 브라켓 분리
벽걸이 에어컨 분해의 마지막 단계이며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에어컨 아래에 보이는 송풍팬 오른쪽 편을 조금씩 돌리면 비어있는 부분에서 나사가 보입니다. 완전히 풀지 말고 모터에서 분리만 될 정도만 풀어줍니다. 송풍팬이 좌우로 움직여지는지 확인하세요.
냉각핀 고정용 브라켓을 제거하기 위해 빨간색 원이 표시된 브라켓 고정 나사 2개를 먼저 풀어줍니다. 아마 처음 에어컨을 분리할 경우에는 녹색원 위치에 케이블 타이로 고정되어 있을 거예요. 니퍼나 가위로 케이블 타이도 제거해 줍니다. 브라켓을 냉각핀에서 제거하는데 냉각핀이 날카롭기 때문에 꼭 장갑을 끼고 해주세요. 생각보다 잘 안 빠집니다.
냉각핀 위쪽에 플라스틱 쫄대도 브라켓 분리할 때 같이 빼줍니다. 브라켓 방향에 후크에 걸 수 있는 홈이 있습니다.
브라켓이 제거되면 베어링 커버 고정 나사를 빼줍니다. 베어링 커버를 분리할 때 베어링 고무가 살짝 끼워져 있어서 떨어트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7. 송풍팬 분리
마지막으로 냉각핀을 위쪽 방향으로 송풍팬이 빠져나올 정도만 들어주고 송풍팬을 조심스럽게 빼내면 됩니다. 냉각핀은 쉽게 구부러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살짝 구부러지는 정도는 괜찮습니다.
벽걸이 에어컨 분리 세척하기
청소 업체들 처럼 냉각핀까지 고압세척을 하고 싶어서 다이소에서 고압분무기와 이것 저것을 준비해봤습니다. 물청소를 하기위한 에어컨 청소 커버 비닐은 다음날 당장 사용하기 위해서 쿠팡 로켓배송이 되는 제품을 주문했습니다.
1. 준비물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청소 세제로 베이킹소다, 에탄올을 물과 섞어서 뿌려주면 된다고 해서 분무기까지 구매했는데 분무기 노즐이 작아서 베이킹소다로 만든 세제가 안 나오더라고요. 결국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에어컨 세정제를 사서 뿌리는 게 좋을뻔했습니다.
결국 저기서 사용한 건 고압분무기, 청소 브러쉬, 커버링 테이프, 에어컨 청소 비닐 , (칫솔) 5가지만 사용했습니다. 물청소 시 물을 받기 위한 양동이도 있어야 합니다.
2. 냉각핀 청소
처음 분해하고 냉각핀의 빨간색이 녹이 슨 흔적 같았는데 곰팡이였습니다. 모터에 물이 들어가면 안 되기 때문에 빨간색 사각형 영역에 커버링 테이프를 붙였습니다. 커버링 붙인 부분은 나중에 칫솔로 닦아주었습니다.
빨간색 부분이 커버링 테이프를 붙인 부분입니다. 커버링 작업이 끝나면 에어컨 청소 비닐을 끼워야 하는데 쿠팡에서 산 제품은 하단만 있는 제품이었어요. 물청소를 할 생각이면 에어컨 전체를 덮을 수 있는 방수포를 구매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빨리 청소하고 싶은 마음에 아무거나 구매했는데 크기도 안 맞고 물청소 시 위쪽으로 물이 많이 튀기 때문에 하단만 있는 비닐 커버는 구매하지 마세요.
제가 구매한 비닐 커버입니다. 하단만 있고 사이즈가 너무 커서 물청소 시 제대로 방수가 되지 않습니다.
일단 어찌저찌해서 세제도 없이 다이소에서 산 고압분무기로 물을 뿌리고 칫솔로 살짝 닦아내니 곰팡이 흔적들은 어느 정도 제거가 되긴 했습니다.
물로만 청소했지만 처음보다는 상당히 깨끗해졌습니다. 하지만 냉각핀 청소를 하면서 업체를 불러서 청소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네요.
3. 나머지 파츠 청소
나머지 부품들은 송풍팬을 제외하고 아주 청소하기 쉽습니다. 일반 주방용 세제를 사용해서 브러쉬나 칫솔로 쓱쓱 닦아주면 깨끗해집니다. 송풍팬을 만나기 전까지는요.
이놈이 문제입니다. 겉면은 세척이 되나 구조상 안쪽이 청소가 잘 안됩니다. 어쩔 수 없이 다이소에서 구매한 길쭉한 청소 브러쉬로 일일이 틈새 부분에 넣어서 청소를 했습니다. 약 40분 정도가 걸리더군요. 인터넷에서 보니 청소업체에서는 약품을 뿌리고 고압세척으로 빠르게 청소를 하던데 다시 한번 업체를 부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무리
위 분해 과정 역순으로 조립을 하고 시험 가동을 했습니다. 처음에 곰팡이 냄새는 조금 나는데 작동은 이상 없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셀프로 분리 세척을 하면서 느낀 건 업체에 맡기는 게 돈이 아깝지 않다는 겁니다. 셀프로 청소하는데 생각보다 시간도 걸리고 필요한 준비물들이 많기 때문에 업체에 맡기는 게 시간도 훨씬 단축되고 깨끗하게 청소가 가능할것 같습니다.
